착각, 아니야
혼자서 시작하고 끝냈던 짝사랑.
서른을 코앞에 두고, 그를 우연히 다시 만났다.
경기도 인근의 조용한 동네 하평읍.
귀촌한 대학 은사의 출간 작업을 돕던 하연은
그곳에서 과거 짝사랑 상대였던 강태호를 만난다.
“내가 많이 불편한가?”
“……네?”
“아까부터 계속 그래 보여서.”
이젠 빛바랜 추억일 뿐이라고 생각했건만,
5년 만에 태호를 다시 만난 심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
설상가상, 비까지 내려 도로가 잠기면서
하연은 그와 단둘이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 * *
“교수님이 늦으시네?”
담담한 듯 건조한 목소리였다.
그런데도 하연은 눈을 돌리지 못하고 가만히 그를 올려다보았다.
조명을 받은 그의 얼굴이 카메라 줌을 당기기라도 한 것처럼 크게 망막에 맺혔다.
짙은 눈썹, 차분한 눈동자, 이목구비를 또렷하게 보이게 하는 콧날, 잘 웃진 않지만 어쩌다 한 번씩 웃을 때면 보기 좋게 휘어지던 입술.
하연의 심장이 주책맞게도 마구잡이로 쿵쿵거렸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979-11-667-23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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