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뱀에게 잡아먹힌 알파
˝285번.”
냉기가 서린 주안의 목소리가 방 안의 남자를 불렀다.
남자는 좁은 철장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방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한, 한 평 남짓한 공간이었다.
가구라곤 삭막한 시멘트 벽에 붙은 낡은 철제 침대 하나뿐. 작은 창문조차 없는 그곳은 복도의 희미한 조명조차 제대로 들지 않아 마치 어둠이 짙게 드리운 깊은 굴 속 같았다.
무려 10년 동안 반복되는 실험 속에서 매일 살이 잘려 나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힘든 기색 한 번 내비친 적이 없었다.
탈출하라고 문을 보란 듯 걸어 잠그지 않아도 다음날 여전히 지옥에 갇혀있었다.
‘내가 그를 이곳에 데려오지만 않았다면…….’
아니, 매일 투여되는 각성 지연제가 아니었다면, 285는 이미 인간을 위협하는 식인 괴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주안의 마음에는 어딘가 알 수 없는 죄책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
“싫, 흐으, 놔! 읏, 이…… 괴물, 새끼가!”
주안이 비좁은 틈으로 몸을 우악스럽게 젖혀 빼냈다.
갈라진 긴 혀를 날름거리며 괴물은 주안의 침대를 중심으로 천천히 커다란 원을 그리며 움직였다.
그 모습은 마치 암컷에게 구애를 하는 수컷의 의식처럼 보였다.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979-11-731-76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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