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뱀X오메가 토끼
“그 자를 꼭 살려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이안은 대답하지 않고 범 실장을 지그시 노려보았다.
그 기세에 범 실장이 움찔했지만 소신껏 말을 이었다.
“저항이 어찌나 심한지, 반항하는 과정에서 여럿 다쳤습니다.”
“다쳐? 그깟 토끼 새끼 하나를 제압 못해서?”
범 실장은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그 자의 페로몬 때문에……자꾸 이성을 잃어서요.”
이안은 눈썹을 찡그렸다.
“고작 오메가 토끼의 페로몬 따위에?”
낮게 질책하는 음성에 범 실장이 움찔했다.
“그자가……좀 특별해서 말입니다.”
후, 한숨을 내쉬며 이안이 범 실장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특별해봤자 흔해빠진 토끼 아닌가.”
싸늘하게 고요해졌다.
범 실장이 감히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려두도록 해. 내가 직접 맡을 테니까.”
***
“윽!”
희서는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심장이 쿵, 소리내어 뛰더니 그대로 멈춰섰다. 그의 시야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하아, 흐…….”
극우성 알파 페로몬이었다.
한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그 희소한 페로몬이 자신을 향해 끝도 없이 뿜어져나왔다.
서늘하고 청량한 향이 자신의 몸을 잠식시킬 것처럼 거칠게 쏟아져나오는 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순식간에 희서의 자지가 기립하고 구멍이 흠뻑 젖어들었다.
씨발, 이게 왜 이러지?
이안 저 남자는 자신의 페로몬에 영향조차 받는 것 같지 않았다.
한번도 실패해본 적이 없었기에 더욱 당황스러웠다.
남자를 엿 먹이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이 역으로 당하고 있다니.
“나는 다른 새끼들과는 달라.”
희서는 대답도 하지 못한 채 남자를 응시했다.
그의 발기한 자지를 바라보던 이안이 서늘한 웃음을 흘렸다.
“네 열성한 페로몬 따위에 발정하지 않는다는 소리지.”
그가 희서의 앞에 다리를 꼰 채 거만하게 앉았다.
구둣발로 희서의 턱을 들어올린 남자가 나른하게 고개를 기울였다.
“왜 날 죽이려 했는지 말해.”
국제표준도서번호(ISBN) 979-11-930-28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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